일상으로의 초대/그저그런날들

새끼 고양이 구조 - 입원 치료중

J.YEOB 2024. 5. 22.
 2024년 5월 20일 오후 7시 카톡이 하나 왔다.

- 전 직장의 위치가 집 바로 앞에 있었기 때문에 그만두고도 회사사람들을 자주 만나는 상황이었다. 오후 7시쯤 우리 집 근처에서 쓰러져 있는 애기 고양이를 발견해서 회사 사무실로 옮겨놨다는 카톡을 받았다.

새끼 4마리가 꿈틀 거리던 박스

- 밥을 주고 있는 길냥이들 중 한 마리가 새끼 4마리를 우리 집 바로 옆 구석에 있는 박스에 넣어놓고 거의 4주 정도를 새끼들에게 젖을 주고 있던 것을 계속 오고 가며 봐왔던 상태였는데, 20일 오전에 나가보니 새끼고양이들이 전부 없어진 상태였다.

 

- 5년 동안 밥을 주고 있는 길냥이들이라 해마다 새끼를 낳고 저 박스에서 케어하는걸 거의 일상처럼 봐왔기에, 그 흔한 사진 한 장을 안 찍었다. 사람이 없는 시간에 이리저리 애기냥이들을 옮기는 걸 알고 있었고 새끼들이 사라졌다는 것에 대해서 큰 걱정을 하지 않고 있었는데 위와 같은 카톡을 받은 것이다.

 

- 사무실에 도착하니 힘없이 누워서 겨우 숨만 쉬고 있는 새끼 한 마리가 있었다.

- 4주 동안 봐왔던 새끼 중 한 마리가 맞는 것 같다. 4마리 중 한 마리만 치즈고 전부 이 색상이었거든, 균형을 제대로 못 잡고 힘이 없어 보이는 게 걱정이었지만 어미가 매일 오는 고양이었기 때문에  박스에 넣어두면 다시 데려가겠지란 생각이 컸었다. 현관문 앞쪽에 길냥이들 집도 있었기 때문에 집 안쪽에 새끼를 넣어놓고 큰 걱정 없이 집으로 들어왔다.


24년 5월 21일

- 오전에 새끼고양이의 울음소리인 삐약 삐약 거리는 소리가 잠결에 두 번 정도 들렸던 것 같다. 잠에 취해있을 때라 어미가 와서 데려가는 건가~ 하고 다시 잠을 청했다가 오전 11시쯤 일어나서 현관문을 열었는데... 세상에.. 문 바로 앞에 엎어져있는 것이다.

 

- 문 바로 앞이 계단으로 시작하는 반지하라서 새끼고양이 혼자서 절대 올 수 없는 위치에 놓여있는 것이다. 다른 고양이가 물어서 집 앞에 놨다고 밖에는 설명이 안 되는 상황이다. 어미가 버린 것 같다. 제대로 걷지도 못하는 새끼 고양이를 포기한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야생의 세계... 참 무섭다...

 

- 보자마자 죽은 줄 알았다. 얼굴을 바닥에 박은채로 미동도 없었기 때문이다. 특히나 새끼가 있던 곳은 반지하 계단 물청소를 하면 물 빠져나갈 곳이 없어서 물이 항상 고이는 곳이었는데 다행히 청소를 안 해서 물이 없었다.

- 이게 갑자기 무슨 일인지... 눈앞에서 죽어가는 새끼를 모른척할 수도 없고... 전 직장 사람들은 왜 나한테 연락해서 이렇게까지 하게 만드는지..라는 생각도 들고.. 하아 여러 가지 생각이 겹치던 와중에

 

- 새끼가 갑자기 거품토를 하면서 켁켁 거리기 시작했다. 팔을 빠른 속도로 파닥파닥 거리더니 몸이 딱딱하게 굳기 시작하는 것이다. 너무 놀래서 억지로 입을 벌리고 입안에 거품들을 빼내고 계속 등과 배를 만져줬다. 다시 눈동자가 돌아오더니 이내 쓰러지듯이 잠들어버렸다.

 

- 너를 어쩌면 좋니... 새끼 고양이를 건강한 성묘로 만들기까지 많은 사랑과 돈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이미 성묘 두 마리가 집에 있기 때문에 모든 게 조심스러운 상황이었는데, 눈앞에서 죽어가는 걸 보니 일단 살리고 보자라는 생각부터 들었다.

 

- 고양이 이동 가방의 3분의 1도 차지하지 못하는 크기의 꼬맹이다.. 병원을 데려가는 동안 내내 숨을 쉬는지 확인하면서 차를 운전해야만 했다. 발견하고 나서 거의 하루가 지난 상태였고 탈진상태라 마음이 조급했다. 

 

- 병원까지 가는 동안 잠잠하더니 병원 도착해서 깨우자마자 다시 경련을 시작한다. 나이스 타이밍이라고 해야 되나 이번엔 눈앞에 선생님이 있기 때문에 패닉에 빠질 것 같지는 않았다. 선생님은 숙련된 손길로 경련을 대처하셨다.

 

- 일단 하루정도 입원해서 경과를 지켜보자고 하신다. 선생님께서는 이제 4주 정도 된 것 같고 젖을 계속 먹여야 하는 시기와 젖을 떼는 시기 그 어딘가에 있는 것 같다고 하셨다.


- 포스팅을 작성하는 오늘 5월 22일, 병원에서 연락이 왔다. 밥 먹이고 수액 맞으면서 안정을 취하고 있지만 퇴원은 아직 힘들 것 같다는 내용이다. 경련증상은 보이지 않는다고 하셨다. 팔짝팔짝 뛸 수 있을 때까지 일주일정도는 입원시키고 지켜보자고 하셨다.

- 이미 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너버렸기에 키우기로 결정했다. 힘내라 같이 살아보자.. 건강해지자 이쁜 이름도 지어줄게, 나 투잡 뛰어야 할까봐...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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