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달 이야기

나락으로 떨어진 배달대행, 쿠팡이츠와 배민원이 바꾼 판도

J.YEOB 2024. 11. 25.

배달대행: 추락하는 것에는 날개가 없다

한때 대한민국은 배달대행 왕국이라 불릴 정도로 배달대행 시스템이 모든 배달을 지배하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2019년까지 **전체 배달 주문의 99%**가 배달대행을 통해 이루어졌고, 나머지 1%는 배달 직원이 직접 배달하던 몫이었습니다.

 

하지만 쿠팡이츠라는 생태계 교란종이 등장하면서 배달대행 시장은 급격히 하락세를 타기 시작했습니다.

배달대행의 나락, 무엇이 문제였을까?

쿠팡이츠의 등장으로 배달대행이 어려움을 겪게 된 이유는 단순히 쿠팡이 주문량을 독점했기 때문이 아닙니다. 2024년 현재까지도 배달의민족(배민)의 주문량이 압도적으로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배달대행이 나락으로 떨어진 이유는 바로 배달대행의 낡은 시스템과 쿠팡이츠 배차 시스템의 등장 때문이었습니다.

1. 배달대행의 낡은 시스템

B2B 시스템이 낳은 문제

배달대행은 상점과 업체 간의 계약으로 이루어지는 B2B(기업 간 거래) 시스템이 기본 구조입니다. 즉, 특정 배달대행업체가 특정 상점과 계약을 맺으면, 해당 상점의 음식은 그 업체 소속 기사들만 배달할 수 있는 구조입니다.

 

라이더 입장에서는 **콜(배달 주문)**이 많은 업체를 찾아다녀야 했고, 정보가 부족한 상황에서 이곳저곳 옮겨 다니며 일하는 것이 일반적이었습니다. 이 낡고 불편한 구조는 결국 쿠팡이츠라는 새로운 시스템 앞에서 무너지게 됩니다.

쿠팡이츠 배차 시스템: B2B의 종말

쿠팡이츠는 모든 배달 파트너가 모든 상점의 콜을 배달할 수 있는 시스템을 도입했습니다. 라이더 입장에서는 특정 업체에 소속될 필요가 없어졌고, B2B 시스템의 제약이 사라지게 된 것입니다.

 

이 혁신적인 시스템 덕분에 쿠팡이츠는 빠르게 성장할 수 있었고, 배달대행은 과거의 방식에 갇힌 채 점점 경쟁력을 잃어갔습니다.

2. 배달대행의 문제점

배달대행이 나락으로 떨어진 이유는 단순히 시스템의 낙후성 때문만은 아닙니다. 배달대행 업계 내부의 불합리한 구조 또한 큰 문제였습니다.

낡아빠진 배달 프로그램

배달대행이 사용하는 프로그램(배달앱)은 대부분 오래되고 비효율적이었습니다.

  • 콜 잡기 방식:
    AI 배차 대신, 라이더가 직접 앱을 통해 콜을 터치로 잡아야 하는 방식.
    이 방식은 2018년까지는 당연하게 여겨졌지만, 현재와 같은 AI 배차 시대에는 너무나 비효율적입니다.

초수 조작과 터치 조작

배달대행 앱에서 콜이 보이는 순서는 관리자나 프로그램 설정에 따라 달라질 수 있습니다.

  • 특정 기사는 콜이 먼저 보이고, 다른 기사는 콜이 늦게 보이는 불공정한 구조.
  • 일부 관리자들은 이런 시스템을 악용해 자신과 친한 기사들에게 유리하게 설정하기도 했습니다.

라이더들은 이런 불합리한 시스템 속에서 터치로 콜을 잡기 위해 경쟁해야 했고, 이는 불필요한 스트레스를 초래했습니다.

관리자들의 갑질과 친목질

배달대행의 또 다른 문제는 관리자들의 불합리한 행동이었습니다.

  • 관리자들이 **좋은 콜(예: 패스트푸드점 콜)**을 자신이 먼저 가져가거나, 친한 기사들에게 몰아주는 일이 빈번했습니다.
  • 이로 인해 라이더들 간의 갈등과 불신이 생겼고, 배달대행 업계는 점점 더 신뢰를 잃게 되었습니다.

3. 쿠팡이츠와 배민원의 등장

쿠팡이츠가 등장했을 때, 배달대행 업계는 이를 심각하게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라이더들조차도 쿠팡이 배달 시장에 끼어들 수 없을 것이라며 무시하는 분위기였습니다.

 

하지만 쿠팡이츠는 **"하고 싶을 때만 일한다"**는 모토 아래, 프리랜서 성향의 라이더들에게 큰 호응을 얻으며 빠르게 성장했습니다. 배달의민족 역시 이에 대응하기 위해 배민원을 출시하며 AI 배차 시스템을 강화했고, 이로 인해 배달대행은 점점 더 설 자리를 잃게 되었습니다.

배달대행의 미래

현재 배달대행은 전업과 부업의 경계가 사라진 배달 플랫폼 노동에서 점점 도태되고 있습니다. 이미 많은 라이더들이 쿠팡이츠와 배민원으로 이동했으며, 배달대행은 기사들을 붙잡지 못하고 있습니다.

왜 라이더들이 떠나는가?

  1. 스트레스 없는 시스템:
    쿠팡이츠와 배민원에서는 누가 어떤 콜을 잡았는지를 신경 쓸 필요가 없습니다.
    오직 AI 배차 시스템으로만 배달이 이루어지기 때문에, 더 이상 관리자나 다른 기사와의 갈등을 겪지 않아도 됩니다.
  2. 프리랜서형 배달:
    원하는 시간에 일을 시작하고 끝낼 수 있는 자유로운 시스템.
  3. 더 많은 주문량:
    쿠팡이츠와 배민원은 이미 주문량 면에서 배달대행을 압도하고 있습니다.

결론: 배달대행이 살아남으려면

배달대행이 다시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서는 낡은 시스템을 완전히 탈피해야 합니다.

  1. AI 배차 시스템 도입:
    라이더들이 공정하게 배달에 참여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마련해야 합니다.
  2. 관리자 중심의 구조 개선:
    관리자들의 불합리한 행동(친목질, 갑질)을 근본적으로 없애야 합니다.

모든 라이더가 공정한 환경에서 일할 수 있어야, 배달대행이 다시 신뢰를 얻을 수 있을 것입니다.

요약: 과거의 영광은 끝났다

한때 대한민국 배달의 중심이었던 배달대행.

하지만 낡은 시스템과 불합리한 구조, 그리고 쿠팡이츠와 배민원의 등장으로 인해 이제는 구시대의 유물이 되어가고 있습니다.

 

배달대행이 다시 살아남기 위해서는 근본적인 변화와 혁신이 필요합니다. 그렇지 않다면, 떠나간 라이더들은 돌아오지 않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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